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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식

국민TV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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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4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사회 : 노종면 YTN 해직기자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2주년 기념사 :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 2016 자유언론실천 시민선언 취지 설명 :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축하 및 격려사]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 [시민선언 참여자 발언] 손소희 성주투쟁위 조직팀장, 조상수 공공운수노조위원장, 강찬호 가습기피해자모임 대표, 김샘 전 평화나비 대표 [선언문 낭독] 변상욱 […]

[김종철 칼럼] ‘친일파 박정희·최남선·이광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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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최남선, 이광수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많은 증거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런데 광복 71주년을 앞두고 그들을 ‘역사적 인물’로 기리는 사업계획이 발표되었다. 첫 번째는 서울 중구가 ‘박정희 공원’ 설계 공모 당선작을 결정하고 2018년 하반기에 완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전액 구비(區費)로 무려 2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지난 8월 1일, 한국문인협회가 최남선과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제정하겠다고 언론에 알린 것이다. 현재 1만3천6백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는 그 단체는 내년부터 회원들 가운데 ‘우수한 활동’을 한 문인을 뽑아 상을 줄 계획이다. 박정희는 중구 장충동의 집에서 3남매를 키웠고 거기서 1961년의 5·16쿠데타를 ‘모의’하기도 했다. 그 집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뒤에 박근혜가 물려받은 사가(私家)이기도 하다. 중구는 그 터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3,000평방미터 규모의 녹지공간과 ‘박정희 가옥’을 연계해 공원을 조성한 뒤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겠다고 한다. ‘박정희 공원’에 그의 친일·반민족행위 관련 자료들이나 민주정부를 뒤엎은 5·16쿠데타의 헌정 파괴에 관한 증거들이 전시될 리는 없을 것이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최남선과 이광수가 일제강점기에 친일행위를 한 것이 문제되리라는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문제도 충분히 논의했다. 육당과 춘원이 친일 문제로 공격을 받았지만, 친일적 행각과 문학적 성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이들의 뛰어난 문학적 성과마저 매도할 수는 없다.” 청소년들이 국어나 국사 교과서에서 배우듯이, 최남선이 한국 현대시의 개척자이고, 이광수가 많은 소설을 통해 서구의 현대문학 기법을 조선에 도입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이광수의 장편소설들(〈개척자〉 〈재생〉 〈유정〉 〈사랑〉 등)이 뛰어난 문학성을 지녔다는 점은 명확히 검증된 바 없다. 특히 이광수의 경우, 1925년에 발표된 <재생>은 일본의 신파소설 〈장한몽〉을 표절했고 나도향의 장편 〈환희〉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본인은 평생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백 번 양보해서 최남선과 이광수의 작품들이 ‘뛰어난 문학성’을 보이고 있다고 치자. 그러나 그들이 일제강점기 말, 아시아 침략전쟁(이른바 ‘대동아전쟁’) 시기에 쓴 문학작품이나 언론에 내보낸 글들을 보면 그 ‘뛰어난 문학성’은 완전히 ‘천황 폐하 만세’를 부르는 데 사용되었을 뿐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광수는 기회만 있으면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임을 더할 나위 없는 ‘광영(光榮)’으로 여기는 글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었다. 그는 1940년 2월 16일자 〈매일신보〉에 기고한 글(‘국민문학의 의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일본의 국민문학의 결정적 요소는 그 작자가 ‘천황의 신민’이라는 신념과 감정을 가짐에 있다. 이 신념과 감정을 가진 작자의 문학이 곧 국민문학이 되는 것이다.” 최남선과 이광수는 1949년 2월 초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최남선은 보석으로 풀려나 5월에 재판을 받았고, 이광수는 3월 초에 병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친일파 출신 경찰 고위간부들을 사주해 반민특위를 와해시킴으로써 두 사람에게는 실질적으로 ‘면죄부’가 주어졌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뒤 프랑스의 드골 정부가 나치 점령기에 부역행위를 한 문화예술인이나 언론인들을 그 정도에 따라 사형까지 시킨 것을 보면, 최남선과 이광수가 그 나라 국민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는지는 불문가지이다. 한국사회는 자주적 해방을 이루지 못한 채 외세에 종속된 상태로 친일파들을 ‘온존’시킨 대가로 오늘도 ‘박정희·최남선·이광수 만세’ 소리를 듣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지금 ‘밀실’에서 만들고 있는 ‘국정 국사교과서’가 나오면 그 만세 소리는 더 요란해질 것이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에도 실렸습니다. 외부 기고의 글은 국민TV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종철 칼럼] 민중이 ‘개·돼지’면 혁명과 항쟁은 누가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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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고위관리라는 사람이 역사에 길이 남을 ‘망언’을 남겼다. 주권자인 국민의 99%를 ‘개·돼지’라고 몰아붙인 것이다. 이 황당무계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언의 주인공은 교육부 정책기획관 나향욱이다. 그는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다가 ‘신분제’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미디어오늘 9일자 기사에 간략히 소개되었지만, 경향신문 인터넷판 7월 8일자 기사에 나오는 대화 내용을 더 자세히 보기로 하자. 나향욱이 말하고 경향신문 기자들이 질문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모두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웃음)”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민중은 개·돼지다. 이런 멘트가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 “<내부자들>이다.” “아, 그래 <내부자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그게 무슨 말이냐?(참석자들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 “99%지.” “1% 대 99% 할 때 그 개·돼지?” “그렇다.” (···)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지금 말한 게 진짜 본인 소신인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나향욱은 8일 저녁 교육부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사 편집국을 찾아가서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시고 피로한 상태에서 한 말이라 하더라도 그의 ‘민중 개·돼지론’과 ‘신분제 고정화론’은 너무나 조리가 ‘정연’하다. 교육부는 9일 “소속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나향욱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를 이렇게 끝낼 수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그는 단순히 이번 ‘망언’만 토해낸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쳐 지난 3월 교육부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한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 구조개혁 등 교육부의 주요 정책들을 기획하고 다른 부처와 조율하는 핵심적 보직을 맡고 있었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 국정화 등 교육의 앞날을 좌우할 정책 개발과 집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 그 결과는 너무도 명백할 것이다. 나향욱의 생각처럼 국민의 99%가 ‘개·돼지’라면 5천2백만에 가까운 대한민국 인구 가운데 52만여명을 뺀 나머지 5천150만명은 모두가 ‘짐승’이 되어버린다. 나향욱이 보기에 ‘민중’은 누구인가? 인구의 99% 가운데는 노동자, 농민, 지식인, 중소기업인, 문화예술인, 각 부문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모두 들어 있다. 넓은 의미의 민중은 유형, 무형의 가치를 생산해내는 사람들의 총체적 명칭이다. 인간생활에 필요한 온갖 재화와 지식, 정보는 민중의 노동을 통해 창출된다. 나향욱의 ‘민중관’에 따르면 그는 ‘개·돼지들’이 만든 쌀과 반찬을 먹고 그들이 생산한 자동차를 타고, 문학과 음악, 미술 등을 향유한 셈이 된다. 민중은 1919년 3·1운동부터 1960년 4월혁명, 1980년 광주민중항쟁, 1987년 6월항쟁까지 겨레의 독립이나 민주화에 앞장선 주역이었다. 박근혜 정권이 강행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민중을 역사 발전의 주체로 보지 않고 있음은 비밀이 아니다. 그런 인물들과 나향욱이 ‘밀실’에서 어떤 ‘협업’을 했을지 우려된다. 이 부분은 세 야당이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극심한 빈부격차, 극소수 기득권층의 권력 독점, 학벌과 족벌에 따른 신분제 고착으로 자유나 평등과는 동떨어진 비민주적 체제로 굳어져 버렸다. 오죽하면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같은 말들이 상용어가 되었을까? 나향욱은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이상 더 굳힐 신분제는 도대체 무엇일까? 선민의식과 우월감에 젖어 있는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 나향욱 같은 인물이 더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반역사적 엘리트나 시대착오적 관료는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진리에 역행하는 지배구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에도 실렸습니다. 외부 기고의 글은 국민TV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종철 칼럼] 박 대통령, 외교가 ‘가문의 유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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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후(현지 시간) 아프리카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이미 확정된 일정’을 구실로 외면하고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라는 아프리카로 떠난 박 대통령은 마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듯한 행보를 했다. 29일(현지 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우간다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우간다 대통령 요웨이 무세베니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그보다 이틀 전 우간다 매체 <뉴비전>에 기고한 글에 “1963년 수교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를 방문하게 돼 기쁘고 뜻 깊게 생각한다”고 썼다. 무세베니는 32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아프리카의 대표적 독재자다. 박 대통령이 그런 나라를 ‘진주’라고 극찬한 까닭은 무엇일까? 혹시 아버지가 18년 동안 독재를 한 기간보다 14년이나 긴 32년 동안 폭군으로 군림하면서도 아직도 멀쩡한 무세베니에 대한 ‘외교적 수사’일까? 아니면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유신독재의 유물 ‘새마을운동’ 국제화에 우간다가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기 때문일까? 박 대통령은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교를 한 아프리카 3국 방문에 힘을 쏟고 있는 동안, ‘상시 국회청문회법’에 대해 전자결재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29일 임기를 마친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말 한 마디도 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경찰의 물대포에 직격당해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가 5월 31일로 200일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씨는 직접 살인 미수나 다름없는 국가권력의 무도한 폭력에 쓰러진 사람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이행할 생각이 있다면 그의 가족에게 단 한마디라도 사과의 뜻을 전해야 하지 않나?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에도 실렸습니다. 외부 기고의 글은 국민TV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종철 칼럼] 박지원이 대통령 한 번 해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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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3류 코미디’로 만들 작정인가 국민의당 원내대표 박지원이 지난 11일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 도중 한 청취자가 문자를 통해 “직접 대통령을 한 번 해보세요”라고 권유하자 “굉장히 기분 좋은 소리네요”라고 응답했다. 진행자가 “그럼 국민의당에 이제 대선주자가 여러 명 생겼네요”라고 말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안철수 대표도 그런 말씀을 했잖나. 당권도 자기는 함께하지 않겠다. […]

[김종철 칼럼] 더민주의 ‘비민주적’ 행태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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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 총선에서 모든 언론매체와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을 뒤엎고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기적’을 만들어준 주권자들의 마음(민심)을 바르게 헤아리지 못하고 갈팡질팡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혼란의 한가운데에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과 전 당 대표 문재인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며칠 동안 볼썽사나운 사건에 휩싸여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총선 9일 뒤인 지난 22일 김종인과 문재인이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었다. 23일 문재인이 한 매체에 공개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종인에게) 비대위가 끝난 뒤에 당 대표를 할 생각은 않는 게 좋겠다. 당 대표를 하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대선 때까지 경제민주화의 스피커 역할을 해 달라. 지금 상황에서 (김 대표) 합의 추대는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경선은 또 어떻게 할 수 있겠나?” 김종인은 문재인이 공개한 내용에 대해 극도로 불쾌감을 보이며 정반대 주장을 했다. 그는 2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내가 출마하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더 이상 개인적으로는 문 전 대표를 안 만날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주장도 했다. “낭떠러지에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 내가 만찬에서도 ‘친노, 즉 당신 편은 당신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문 전 대표가) 자기 말을 안 듣는 친노도 많다더라.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나라고 말하더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에 관해 두 사람 중 누가 진실을,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는 녹취록이 없는 한 가려낼 수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문재인도 김종인도 지혜롭기는커녕 정치적 역량을 올곧게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문재인이 근자에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어 있는 ‘김종인 합의 추대’가 당헌에 어긋날 뿐 아니라 그 당이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정권교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면, 그는 진지한 논의를 통해 김종인을 설득했어야 한다. 그리고 확실한 약속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해버린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 김종인은 비대위원장이 되어 파멸 위기에 빠진 더민주를 구해낸 ‘메시아’라도 되는 듯한 자기도취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낭떠러지에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그 혼자서 제1야당을 구했다는 말인가? 자기가 주도한 비이성적 비례대표 공천과 ‘셀프공천’,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이 권력 찬탈을 위해 만든 국보위에 참여한 전력, 그리고 오랫동안 대중의 지지를 받는 ‘햇볕정책’ 부정과 ‘북한 궤멸론’ 등으로 얼마나 많은 표를 잃었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가? 문재인과 김종인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정당과는 거리가 먼 기형적 ‘1인 독재정당’으로 변질된 데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런 불행의 씨앗은 문재인이 김종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문재인은 ‘삼고초려’라는 방식으로 김종인을 ‘모셔’ 왔는데 그 절차는 더민주의 당헌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었다. 당헌 제15조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문재인은 ‘비상사태’라는 이유로 최고위에서 형식적 결의를 한 뒤 김종인을 실질적 당 대표로 만들어 주었다. 김종인은 비대위와 선대위를 주관하면서 2000년대에 그 어떤 당 대표도 갖지 못한 전권을 휘둘렀다. 문재인이 언론에 밝혔듯이, 그는 김종인이 당의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경제민주화의 스피커’로 충실한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끄는 자신의 뜻에 어긋나게 ‘합의 추대’ 같은 것을 음양으로 추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듯하다. 문재인은 4월 25일 현재 차기 대선주자들 가운데서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발표를 보면 문재인 27.0%, 안철수 18.4%, 오세훈 9.6%이다. 문재인이 이런 사실에 고무되어 김종인을 ‘임시 관리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이끄는 최대 계파를 통해 전당대회에서 정식 당 대표를 선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재인이 ‘대권 행보’ 이전에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현재 최고의결기구 구실을 하는 비대위가 당규에 따라 7월에는 반드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게 하도록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을 설득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 ‘김종인 합의추대론자’인 이종걸(원내대표이자 비대위원)이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하는 것을 정당하게 비판하면서 당헌과 당규를 엄격하게 지키도록 촉구해야 하지 않는가? 지금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는 그 당의 이름과 달리 ‘비민주적’ 행태를 일삼고 있다. 당의 헌법인 당헌과 시행령 격인 당규를 무시하고 특정인의 과욕에 휘둘려 ‘합의 추대’를 위해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렇다. 더민주가 이런 상태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의 장기집권 기도를 좌절시키고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주체로 미흡하나마 더민주가 앞장설 수밖에 없음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민주는 비생산적인 ‘합의 추대’ 논란을 당장 그만두고 7월 전당대회에서 어떤 사람이 대표로 선출되는지를 타진하기 위해 자유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계파 갈등이 일어나더라도 현명하게 민주적으로 극복해야지 지레 겁을 먹을 일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를 비판하고 견제하면서도 원내 제1당으로 만들어준 유권자들은 그 당이 어디로 가는지를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에도 실렸습니다. 외부 기고의 글은 국민TV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