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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개헌안 발의’에 뿔난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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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개헌안 발의’에 뿔난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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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안 발의로 여야 대치 국면 조성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발의권을 행사했다. 1980년 ‘간선제’ 헌법 개정안 발의 이후 38년 만이다. 26일(월), 한병도 정무수석,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김외숙 법제처장이 대통령 개헌안을 들고 국회를 찾았다. 대통령 개헌안은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 통과해 입법처장에게 전달됐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 개헌해야 다음부터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어 국력과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며 개헌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개헌안에는 △대통령 4년 연임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대통령 특별사면권 통제 △대통령 헌법재판소장 임명권 삭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총리 역할을 명시한 헌법 조문 내용 중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전반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축소했다는 평이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일방통행식 개헌’, ‘사회주의 개헌’으로 규정하면서 반발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헌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하는데 40분 만에 통과된 것을 두고 ‘일방통행식 개헌’이라고 지적했다.

개헌안이 국회로 송부되면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는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5월 24일까지 의결돼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개헌안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자유한국당(현재 116석)이 개헌 저지선인 국회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로 제출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이뤄진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고성이 오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독단적인 개헌은 국민을 통합해내기 위함인지, 다시 국가를 분열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발의한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정부·여당은) 국회 개헌을 할 건지, 독재 개헌을 할 건지 선택하라”고 성토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이하 헌개·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다. 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모두 발언에서 김재경 위원장(자유한국당)은 “납득할 설명 없이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국회로 넘어온다니 참담하고 당황스럽다”며 “발의 과정을 보면 국가최고규범인 헌법을 너무나 가벼이 한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개헌안 내용을 하나씩 들여다볼 필요 없이 휴지통으로 직행해야 한다”며 “형사재판으로 따지면 증거 능력이 없는 증거이기 때문에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헌법 개정과 관련해 청와대에 대통령자문위원회가 설치되고 불과 한 달 만에 대통령이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국무회의 심의 과정이나 헌개특위 회의 등 국회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문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개헌안을 발의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대통령 개헌안 내용에도 동의하지 못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사회주의 헌법으로 간판을 바꿔 달려고 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우리가 사회주의 국가 인민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대통령 개헌안에서 토지공개념을 두고 사회주의 헌법이라 지적하는데 이는 1950년대부터 헌법과 법률에 광범위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의 경우 과거에 1인 1주택 법안을 발의했는데 그건 뭐라고 설명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교섭단체, 개헌 협상 돌입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도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야당이 모두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반대하고 있는 데다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다면 국정운영 동력이 약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대통령 개헌이 통과 안 될 가능성이 높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은 “헌법개정안이 촛불 정신이라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고 국민이 바라는 내용인 만큼 처리를 지연시킬 수 없을 거라 본다”며 “국회에서 국민을 믿고 (대통령 헌법개정안을) 처리해주시길 호소한다”고 답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대통령 당선 이후 9개월 동안 국회에서 개헌이 진행되길 당부해왔다”며 “60일 심의 기간을 지키려면 오늘이 마지노선”이라고 전했다. 한 수석은 “이번 계기로 국회가 적극 논의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개헌안이 저지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국회는 개헌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3당 원내대표는 개헌안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3당 원내대표는 권력구조 개편, 선거구제 개편, 권력기관 개혁, 국민투표 시기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들이 개헌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필요하다면 헌정특위 간사를 참여시키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솜 기자 allcotton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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