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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전유물 아닌 정치, “이제 우리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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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전유물 아닌 정치, “이제 우리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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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고혜경 씨, “밥이나 하는 급식 아줌마가 무슨 정치냐고 하겠지만…”

온몸 부서져라 일하면서도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좋았습니다.”

고혜경 씨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2012년까지 인천 소재 초등학교에서 10년 동안 급식실 조리원으로 일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연상하게 할 만큼 학교는 폐쇄적이었다고 고 씨는 밝혔다.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다 다쳐도 학교는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고 씨가 급식실 천장의 후드와 덕트(공기 순환을 돕는 배기구)를 청소하다가 떨어져 다쳤을 때도, 학교는 고 씨의 산재 신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고 씨는현장에는 아직도 차별이 많다”며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2011, 고씨의 삶이 달라졌다. 그 해 5월 고 씨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지를 보았다. 모임을 한다기에 나갔다가 노조를 알았고, 가입을 했다. 이후 고 씨는 5년 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 지부장으로 활동했다. 고 씨는지부장 하면서 삭발을 세 번, 단식을 세 번 했다. 일 년에 몇 번씩 노숙 농성도 했다. 안 해본 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고 씨는 현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마트에 고객이 많고 매출이 많아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었습니다.”

마트 사장의 말이 아니다. 울산 남구 소재 홈플러스에서 만 15년 째 일하고 있는 손상희 씨의 말이다. 손 씨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다. “제 매장인 것처럼 쉴 새 없이 계산하고, 쓸고 닦고, 화장실 가는 시간 아까워 물도 거의 안 마시며일했다. 손 씨는이 도시 저 도시 매장이 늘고, 매출은 신기록인데 왜 우리는 10년 넘게 100만 원밖에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2013,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생겼으니 가입하라는 소식을 들었다. 서울 영등포 점에서 연락이 왔다. 손 씨는가입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는왜 우리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으로 골병 들면서도, 관리자나 진상고객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면서도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혼자 눈물을 삼켜야 하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손 씨는 “매장 안에서 조합원, 비조합원, 협력업체가 모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고 씨와 손 씨는 그러나노조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6.13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유다. 27일 오전 11, 국회 앞에서 진행된마트, 설치서비스, 요양서비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지방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고 씨와 손 씨는 출마를 선언했다. 고 씨는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손 씨는 울산 남구 구의원(지역구)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전국의 서비스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고 씨와 손 씨를 비롯해 모두 25명이다. 5년 전 해고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김희정 씨가 부산시 시의원 후보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한지희 씨가 경기 평택시 시의원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SK 매직 서비스센터에서 설치 서비스 노동자로 일했던 박병화 씨는거의 평생을 바쳤다. 그런데 바뀌는 것은 없었다.”며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인 이들은 민중당 후보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다. 강병찬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은, “2016년 촛불 이후 많은 변화의 분위기가 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며 노동자 직접 정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강 조직부장은정권이 바뀐 후 첫 선거가 노동자 직접 정치 시작이 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연 민중당 대변인도그동안 참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스스로 개선해 보려는 노력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출마를 선언한 노동자들은 그 방식 중 스스로 바꿔보겠다고 결심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서비스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월 예비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 준비에 돌입한다. 김재연 대변인은그야말로 가장 바닥에서 동료와 주민들에게 정책 제안 받는 선거운동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강병찬 조직부장은 이번 선거의 주요한 3대 의제로감정노동자 보호하는 사회 만들기, 재벌개혁과 최저임금 인상, 차별과 불안이 없는 학교 만들기라고 전했다.

양소연 roseeye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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