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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재벌 봐주기 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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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재벌 봐주기 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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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연구원, 삼성 이재용 판결 긴급 토론회 개최

법위에 삼성이 있다. 뇌물공여죄, 횡령죄, 범죄수익은닉죄 등으로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풀려났다.

13일(화) 오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원장 김민석)은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를 비판하는 ‘삼성 이재용 판결에 대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에 향판이 있듯 우리는 삼판(삼성과 유착한 판사)이 있다”며 “전체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삼성과 유착된 판사 일부가 (사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삼판 시대를 끝내야 대한민국의 정의가 바로 선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의원의 입에서 ‘삼판’이란 단어가 나온 배경에는 ‘3·5’룰이 있었다. ‘3·5’는 유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재벌 재판의 형식적인 결과를 말한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부회장은 “(이재용 재판은) 재벌총수의 석방 룰이라는 ‘3·5’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봐주기 판결”이라고 규정했다.

# 답은 사법개혁에 있다

‘재벌 봐주기’ 재판의 역사는 길다. 2003년 6월, 최태원 SK 회장은 1조 5,600억 원 분식회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최 회장은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1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466억 원 탈세와 1천 500억 원대 배임 혐의로 조사받았던 이건희 삼성 회장까지도 재판 형량이 ‘3·5’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김남근 부회장은 “안종범 수첩이나 김영한 업무기록 등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것은 나쁜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판부가) ‘죄’가 아니라 ‘사람’을 보고 (형량을) 판단한다는 생각을 가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없앴다. 삼성 승계 작업과 관련한 박근혜 정부의 지시 사항이 담긴 안종범 수첩, 김영환 업무 일지 등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 SDS·제일모직 상장 △삼성물산·에버랜드(제일모직) 합병 △삼성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일련의 과정들이 삼성 승계 작업에 유리한 측면은 있지만 삼성이 의도적인 작업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상훈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이재용 판결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게 가장 문제”라며 “재판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횡령, 뇌물공여,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쓰인 금액을 대폭 낮췄다. 최순실 씨가 소유한 코어스포츠에 보낸 용역대금(36억 3,000만 원)만 인정됐다. 재산국외도피혐의는 제3자에게 해외 재산이 쓰였다는 이유로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이 정유라 씨에게 지급한 마필과 보험료 등은 증여가 아닌 대여로 해석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법개혁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재용 재판을 ‘법조의 흑역사’이자 ‘실패한 사법개혁’으로 정의 내렸다. 한 교수는 “사법의 민주성을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사법부의 인사나 사무 부분에서 국민이 참여할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국회의 개입은 어디까지?

김민석 민주연구원 원장은 “현재 집권당 더불어민주당 내에도 이런 나쁜 판결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문제의식이 있다”며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고, 정치가 법의 판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논리적인 비판을 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전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여당이 사법부를 비판하고 국민의 분노에 대해 말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한국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역사적인 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역사와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에 대해 한 일이 없다”며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에 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다솜 기자 allcotton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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