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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칼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한국 대통령 정상화 시급

[고승우 칼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한국 대통령 정상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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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적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9일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돼 향후 한미 관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트럼프의 당선은 예상을 뒤엎은 것과 함께 그가 선거 유세 과정에서 강조한 미국익 우선이라는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정책 등으로 지구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특히 한미 FTA로 미국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이의 재협상과 주한미군 주둔비를 한국이 100% 부담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언급해 이와 관련해 한국의 대처가 불가피하게 됐다. 트럼프는 내년 6월까지 신정부의 정책을 확정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최순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중차대한 상황을 맞아 정부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국제관계의 냉혹함을 고려할 때 국민적 지지와 정부의 완벽한 통솔이 가능한 대통령의 등장이 시급하다. 대통령 2선 후퇴, 책임총리제와 같은 애매한 정치 논리를 놓고 시간 낭비를 할 여유가 없다.

트럼프는 미국 정가의 기준으로 볼 때 기존 지배세력과는 인연이 없었던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된데 이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의 정치, 외교, 철학은 미국 서민층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인프라 시설 투자, TTP 폐기, 중국 상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 나토와 주한미군 주둔비 재협상 등 미국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신고립주의로 요약된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클린턴이 힘을 바탕으로 경제,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그는 외교도 기업논리, 경제논리로 정치를 하겠다면서 미국의 돈과 군대를 외국을 위해 쓰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예를 들면 멕시코인의 미국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두 나라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멕시코 정부 부담으로 쌓겠다는 식이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언급한 선거공약을 보면 한미 FTA로 미국의 일자리를 한국에 많이 빼앗겼다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한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면서 주한미군 주둔비를 한국이 전액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연 10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의 부담금을 두 배로 올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미 두 정부가 강행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의 한국 배치도 한국이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에 따른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한일 두 나라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종래 미국 정부가 취해온 절대 불가 입장과는 거리가 있고 남북한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규탄하지만 김정은의 무자비한 집권력을 칭찬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태도는 미국 정부가 수년간 지속해 온 대북 전략적 인내정책에 대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북한의 핵 무장 강화와 관련해 미국 조야에서 북한을 실질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은 핵 협상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머잖아 북미 정부 간 대회가 개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국 대선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11.9/뉴스1

트럼프가 유세 과정에 언급한 한국 관련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외 정책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지속된다는 관행에 비춰 향후 한미 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독특한 스타일로 미뤄 그가 집권 후 경제논리를 앞세운 신고립주의를 강행할 경우 한미관계 변화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미FTA를 재협상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칫 대미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고 특히 외교·국방 문제에 대한 지각 변동에 대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드 문제로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도 시급히 풀어야 할 발등의 불이다.

트럼프가 말한 주한미군, 북한 핵 문제 등은 안보와 직결되고 특히 전시작전 지휘권 환수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손질하는 문제 등과도 연관되는 주요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그러나 이명박근혜 정권 이래 가속화된 남북관계 악화, 대미 의존도 심화로 인해 트럼프 등장이라는 돌발 변수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을 수행할 수 없게 된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자칫 국가적 재앙이 닥칠 우려가 크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새 정부에 당당히 맞서서 자주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정부의 등장이 시급해졌다. 현재의 난국에 대한 해법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과오를 검찰 수사 이전에 낱낱이 국민 앞에 자백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트럼프 신정부가 정책을 확정하기 이전에 새 정부가 출범하는 방안이 최선일 듯하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에도 실렸습니다. 외부 기고의 글은 국민TV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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