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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 12화] 박정희 그리고 ‘긴급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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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선포를 알리는 뉴스입니다.

1972년 개헌으로 만들어진 유신헌법 53조에 규정돼,
대통령의 권한으로 내릴 수 있었던 ‘긴급조치’.

박정희 정권은 총 9번에 걸쳐, 긴급조치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 긴급조치로, 무고한 시민들을 범죄자로 만듭니다.

근현대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그날들>.

당시 세태를 비판하거나 정권에 반하는 언급이라도 하면,
체포되고 처벌받는 그 근거가 된
‘긴급조치’의 내용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1. 긴급조치 1, 2호

개헌 논의를 금지한 긴급조치 1호입니다.

1974년 1월 8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을 내세워 긴급조치 1,2호를 선포합니다.

이를 통해 유신헌법에 대한 비판이나
개정, 폐지에 관한 일체의 주장을 금합니다.

그리고 이를 어기면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을 할 수 있고,
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긴급조치 3호

그리고, 약 일주일 뒤에 선포된 긴급조치 3호입니다.

“통행세를 감면한다, 중소 상공업을 지원한다,
유류세를 인상한다” 등 민생책이 담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책들은 긴급조치를 선포할 만큼
시급한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긴급조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피하기 위한
물타기용 조치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3. 긴급조치 4, 5, 6호

1974년 4월 3일 선포된 긴급조치 4호입니다.

당시 정권은 긴급조치 4호를 발동하면서,
“반체제운동을 조사한 결과,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확증을 포착했다”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집단행동을 일체 금지시킵니다.

이 역시,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하고
비상군법회의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한마디로, 민청학련 활동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리고 몇 달 뒤, 학생들·재야인사·정치인들의 투쟁이
어느 정도 수습됐다고 판단한 당시 정권은
이를 해제하는 긴급조치 5호와 6호를 선포합니다.

같은 해 8월 23일, 긴급조치 5호로 1호와 4호를 해제하고,
12월 31일, 긴급조치 6호로 3호를 해제합니다.

 

4. 긴급조치 7, 8호

이후 선포된 긴급조치 7호 역시,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합니다.

“1975년 4월 8일 하오 5시를 기해 고려대학교에 휴교를 명한다.”

당시 고려대 학생들의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 따른 조치입니다.

휴교 조치를 내리고,
이를 어기면 영장 없이 체포, 구금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다음 달 13일,
고려대 학생들의 시위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판단되자,
7호를 해제하는 긴급조치 8호를 선포합니다.

하지만 바로 당일,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됩니다.

 

5. 긴급조치 9호

1975년 5월 13일 선포된 긴급조치 9호입니다.

이번에도 국론통일과 안보가 그 이유입니다.

반민주, 반정부 투쟁을 광범위하게 금지하는 조항으로,
심지어 긴급조치 위반에 대한 보도조차 막습니다.

이를 어기면 영장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할 수 있고,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긴급조치의 종합판’으로 볼 수 있는 이 긴급조치 9호는
10.26사태 이후인 1979년 12월 8일 해제됩니다.

그리고 긴급조치는
1980년 10월 27일 헌법이 개정되면서
유신헌법과 함께 폐지됩니다.

 

긴급조치 9호는 2013년 3월 21일,
헌재에서 만장일치로 위헌 판결을 받습니다.

대법원 역시, 같은 해 위헌 판결을 내립니다.

하지만 2015년 3월 26일, 대법원의 판결은 달라집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
정치적 책임만 있을 뿐 손해배상 의무는 없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즉,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고 무효지만,
국가가 긴급조치로 국민을 잡아 가둔 건 위법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에, 민변은 논평을 발표합니다.

“이는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를 정당화하고 옹호하는
고도의 정치적 판결이다.”

네. 어떠한 명분과 목적을 앞세우더라도,
수단까지 정당화할 순 없습니다.

쿠데타는 그냥 쿠데타일 뿐입니다.

<그날들> 장부경입니다.

※ THE아이엠피터 44회 전체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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