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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ORTER] “떡값 내라, 십일조 내라”…교사 ‘삥뜯는(?)’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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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ORTER] “떡값 내라, 십일조 내라”…교사 ‘삥뜯는(?)’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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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일지, 대전예지중고등학교의 비리

지난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대전에 있는 예지중고등학교(이하 예지중고) 학생들이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예지중고는 어릴 적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만학도들의 배움터다. 그런 그들이 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한 경위와 현재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예지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상화추진위)’ 부회장 정태현씨, 이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학생들의 신망을 받는 예지중고의 전 교감(현 교사) 유영호씨, 이 사건을 처음으로 공론화하고자 노력한 예지중고 3학년 황선희씨를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발전기금이 교장 개인 통장으로 들어가기도

사건이 학생들에게 알려진 것은 한 동영상 때문이었다. 예지중고는 만학도를 위한 학교이다 보니 학생과 교사의 나이 차가 거의 없고 교사와 학생이 각별한 사이인 경우가 많았다. 최근 교사들이 침울한 표정을 보이자 의아해진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망설이던 교사들은 이내 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 동영상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영상에는 박규선 당시 예지재단 이사장 겸 교장이 갓 퇴직한 김모 교사를 질타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영상 속 박 교장은 김 교사에게 연봉의 10%를 학교 발전 기금으로 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태현 정상화추진위 부회장은 “박 교장이 교사들에게 학교 발전 기금으로 십일조를 내라고 하고 명절이 되면 떡값을 내라고 했다”며 “명절에 떡값을 조금 낸 교사를 박 교장이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줘 학교를 그만둔 교사도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박 교장이 학생들에게도 돈을 요구했다”며 “더구나 돈을 내면 그 돈이 학교 재단 통장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박 교장 통장에 직접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1억원 내라”…거부하자 교감 직책 없애버려

학생들은 유영호 교사(전 교감)에 대한 박 교장의 불합리한 처분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박 교장은 당시 교감이던 유씨에게 1억원 대의 기금을 내라고 강권했고, 유씨가 이를 거부하자 각종 학교 행사에서 교감을 배제했다. 이어 재단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던 박 교장은 교감 직책을 없애는 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켜 교감이란 직책 자체를 없앴고 20년 전 유씨를 채용할 당시의 자격 요건을 이유로 유씨가 수업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업을 할 수 없는 근거로 든 것은 유씨의 전공이 ‘중국어’인데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씨는 “20년 동안 지금껏 한문을 가르쳐왔다. 1억원 요구를 거절하자 직장 내 왕따로 모욕을 주더니 자격증 문제를 거론했다”며 “교감 직책을 없앴으니 교감을 못하고 또 과목이 안 맞으니 넌 나가야 한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태 속에서 지난 1월, 예지중고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발족한 정상화추진위와 피해 교사들은 대전시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했고 대전시교육청이 감사에 나서자 박 교장은 기금으로 거둬들인 돈을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재단의 발전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하던 돈이 박 교장의 개인 통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대전시교육청이 징계를 요구하자 박 교장은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재단 이사장과 교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재단 이사직은 유지했다.

정상화추진위와 교사들은 오는 24일까지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인다. 이들은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 예지재단 이사진의 일괄 사퇴와 정관 개정을 승인해 준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전시교육감이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면 교육부 앞 농성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예지중고)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권이 심하게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예지중고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재단 이사진의 취임 승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 COOPORTER(쿠포터)?

협동조합을 뜻하는 COOP과 기자를 뜻하는 REPORTER의 합성어로 국민TV 조합원 기자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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