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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 5년…정부, 살균제 성분 잘못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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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사망자만 10여 명인 ‘세퓨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성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GH)을 ‘세퓨’ 제조사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케톡스(KeTox, 2014년 폐업)’사의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해당 물질을 수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덴마크에서 ‘케톡스’의 프레드 담가드(Frede Damgaard) 대표를 만나고 온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하 가피모)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피해자 측은 덴마크에서 촬영한 담가드 케톡스 대표와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담 가드 대표는 “(세퓨를 제조한)업체에서 ‘농업용’으로 샘플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2007년에 두 차례에 걸쳐 40리터 미만의 PGH ‘샘플’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세퓨’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대량 수입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가드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PGH가 ‘세퓨’의 주성분이라던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2011년) 결과는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시료를 이용해 역학 조사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세퓨’ 제조사 버터플라이이펙트(2011년 폐업) 오 모 전 대표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12일) 언론을 통해 2009년에는 덴마크에서 수입한 PGH를 사용했고, 2010년부터는 PGH와 PHMG를 섞어 썼다는 오 전 대표의 주장을 전했다.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이 불거진 지 5년이 지나도록 정부가 해당 살균제에 사용된 성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퓨’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아내와 태중의 아이를 잃은 피해자 안성우 씨는 “검찰이 한 번도 공식으로 ‘(수사) 중간 발표’를 한 적이 없다”며 “(옥시 본사가 있는) 영국과 덴마크에 수사관을 파견해서 피해자 가족들이 찾아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버터플라이이펙트사에서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 ‘세퓨’는 피해 신고 사례 가운데 네번째로 많이 사용된 제품이다. 공식 매장은 없었지만 온라인상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되면서, 특히 임신·육아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높았다. 정부가 1, 2차 피해자 접수를 통해 집계한 ‘세퓨’ 피해자는 총 41명으로 이 중 14명이 사망했다.

노지민 기자 nohkija@gmail.com

※ 영상 제공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살균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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